출금 수수료가 왜 나만 비쌀까
같은 1 BTC 를 보내는데 누구는 5천 원을 내고 누구는 30만 원을 냅니다. 시세도 아니고 금액도 아닙니다. 지갑 안이 어떻게 생겼느냐의 차이입니다.
수수료는 금액이 아니라 크기로 매겨집니다
여기서 대부분 잘못 알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수수료는 보내는 금액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트랜잭션이 블록에서 몇 바이트를 차지하느냐로 매겨집니다.sat/vB — 바이트당 몇 사토시 — 라는 단위가 그래서 나옵니다.
0.001 BTC 를 보내든 100 BTC 를 보내든, 트랜잭션 크기가 같으면 수수료도 같습니다. 블록에 자리를 얼마나 차지하는지만 보기 때문입니다.
그럼 크기는 무엇이 정하나
거의 전부 입력 개수가 정합니다. 출력은 하나든 둘이든 30바이트 남짓이고, 나머지 고정 부분은 10바이트뿐입니다. 그런데 입력은 하나마다 68바이트씩 붙습니다.
| 입력 개수 | 크기 | 한산할 때 (2 sat/vB) | 붐빌 때 (50 sat/vB) |
|---|---|---|---|
| 1개 | 110 vB | 220 sat | 5,500 sat |
| 10개 | 722 vB | 1,444 sat | 36,100 sat |
| 50개 | 3,442 vB | 6,884 sat | 172,100 sat |
| 100개 | 6,842 vB | 13,684 sat | 342,100 sat |
세그윗(bc1 로 시작하는 주소) 기준입니다. 레거시(1 로 시작)를 쓰면 입력 하나가 68 이 아니라 148바이트라, 같은 개수라도 두 배가 넘습니다.
적립식으로 모으면 반드시 이렇게 됩니다
UTXO 는 지갑에 들어 있는 지폐 한 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잔액이 하나의 숫자로 있는 게 아니라, 받을 때마다 생긴 지폐들이 모여 있는 겁니다.
매달 거래소에서 콜드월렛으로 옮기는 분이라면, 3년이면 36장입니다. 주 단위면 150장이 넘고요.
거스름돈이 더 무섭습니다
5만 원짜리 지폐로 3만 원을 내면 2만 원을 거슬러 받습니다. 비트코인도 똑같습니다. 0.1 BTC 짜리 UTXO 에서 0.03 을 보내면 0.07 이 새 UTXO 로 돌아옵니다.그것도 새 주소로요.
그래서 자주 보내는 사람일수록 UTXO 가 잘게 쪼개집니다. 받기만 한 사람보다 주고받은 사람이 더 심합니다.
평소에는 티가 안 납니다. 조금씩 보낼 때는 지갑이 큰 UTXO 몇 개만 골라 쓰니까요. 문제는 전부 한 번에 옮길 때 터집니다. 그러면 쌓인 것이 전부 입력으로 들어가고, 수수료가 수십만 원이 되거나 하드웨어 지갑이 아예 서명하지 못합니다.
언제 정리하느냐가 전부입니다
여기가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정리하는 것 자체도 트랜잭션이라 수수료가 듭니다.100개를 합치려면 100개짜리 트랜잭션을 한 번 보내야 하니까요.
그러니 정리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과 같습니다. 수수료가 쌀 때 정리해 두고, 비쌀 때 적은 입력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거꾸로 하면 손해만 봅니다.
숫자로 보면
UTXO 100개를 가진 사람이 나중에 전부 옮겨야 한다고 해봅시다.
- 한산할 때(2 sat/vB) 미리 정리 → 13,684 sat. 나중에 붐빌 때(50) 1개짜리로 보내면 5,500 sat. 합계 19,184 sat
- 정리 안 하고 붐빌 때 그대로 → 342,100 sat
약 32만 사토시 차이입니다. 같은 돈을 옮기는데 17배가 갈립니다.
반대로 붐빌 때(50 sat/vB) 정리하면 그 한 번에 342,100 sat 을 씁니다. 정리해서 손해를 보는 겁니다. 그래서 “UTXO 가 많으니 지금 정리하자” 는 틀린 판단일 수 있습니다. 급하지 않다면 수수료가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거의 항상 낫습니다.
지금 수수료율이 나중에 쓸 때보다 낮을 것 같으면 정리하세요. 그것뿐입니다. 개수가 몇 개인지는 그다음 문제입니다.
정리하면 잃는 것도 있습니다
주소들이 한 사람 것으로 묶입니다
흩어져 있던 UTXO 를 한 트랜잭션에 넣는 순간, 그 주소들이 전부 같은 사람 것이라는 사실이 블록체인에 영구히 기록됩니다.체인 분석 회사들이 가장 먼저 쓰는 단서가 이것입니다.
수수료를 아끼려다 프라이버시를 내주는 거래입니다. 대부분은 수수료 쪽이 중요하지만,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다릅니다.
정리는 매도가 아닙니다
내 지갑에서 내 지갑으로 옮기는 것이라 소유자가 바뀌지 않습니다. 다만 세금 처리는 나라와 시기에 따라 다르고 저희가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 금액이 크다면 세무 전문가에게 확인하세요.
한 번에 다 하지 마세요
수백 개를 한 트랜잭션에 넣으면 하드웨어 지갑이 서명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나눠서 여러 번에 하시고, 첫 회차는 작게 시험해 보세요.
내 지갑은 어떤 상태인가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 UTXO 가 몇 개인지, 그리고 정말 개수가 문제인지.
의외로 개수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지갑이 레거시 형식으로 트랜잭션을 만들고 있으면 같은 개수라도 두 배가 넘게 커집니다. 그때는 나눌 게 아니라 설정을 바꾸면 됩니다.
지갑 연동 QR 이나 주소를 넣으면 UTXO 가 몇 개인지, 왜 커졌는지, 나눠야 한다면 몇 개씩인지 계산합니다. 지금 수수료율로 얼마가 드는지도 같이 보여줍니다. 어떤 값도 서버로 보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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